알 켈리: 'R&B 황제의 몰락'...미성년자 성착취 혐의로 징역 30년

2019년 재판에 참석하는 알 켈리

사진 출처, Reuters

    • 기자, 샘 카브랄
    • 기자, BBC News, 워싱턴 DC

미국 R&B 가수 알 켈리(55)가 자신의 지위와 명성을 이용해 미성년자들 성적으로 착취한 혐의로 29일(현지시간)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앞서 알 켈리는 지난 9월 뉴욕 법원에서 성매매와 공갈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바 있다.

뉴욕시 브루클린 연방지방법원은 29일 수년간 여러 혐의를 받아온 그에 대해 "인간의 고통에 무관심하다"고 판단했다.

본명 '로버트 실베스터 켈리'인 켈리 측 변호인단은 항소할 뜻을 밝혔다.

선고를 앞두고 몇몇 여성들이 법정에 출석해 켈리에 대해 증언했다.

'안젤라'라고 알려진 한 여성은 그가 모든 피해자들에게 "사악한 피리 부는 사나이"같은 자였다고 묘사했으며, 다른 피해자들은 켈리가 자신의 영혼을 박살냈다고 증언했다.

한 여성은 "(그가) 날 너무 비참하게 느끼게 해서 말 그대로 죽고 싶었다"고 증언했다.

카키색 수감복 차림에 짙은 색 안경을 쓰고 법정에 출석한 켈리는 진술을 거부했으며, 유죄 판결이 내려질 때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재판을 맡은 앤 도널리 연방지방판사는 켈리가 피해자들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일을 강요했고, 성병을 옮기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신(켈리)은 피해자들에게 사랑은 노예와 폭력이라고 가르쳤다"고 일갈했다.

법원은 유명 가수인 켈리가 지난 20년간 여성과 미성년자를 성착취 대상으로 삼기 위해 자신의 지위와 명성을 어떻게 악용했는지 살폈다.

또한 뉴욕시 브루클린 연방지방법원에서 6주간 열린 이번 재판에서는 켈리가 매니저, 경호원 등 주변 인물의 도움을 받아 주를 막론하고 어떻게 여성들을 매매했는지에 관한 내용도 이어졌다.

또한 켈리는 1994년 당시 15살로 미성년자이던 가수 알리야(본명 알리야 데이나 호턴)와의 혼인을 위해 서류를 조작한 혐의도 받았다.

알리야는 그 후로부터 7년뒤인 2001년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했다.

당시 유출된 증명서에는 알리야의 나이가 18세로 기재돼있다. 몇 달 뒤 이 둘의 결혼은 무효가됐다.

한편 켈리의 코러스로 일했던 조반트 커닝햄은 평생 이런 날이 오리라고는 결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커닝햄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살면서 흑인 소녀들을 위해 사법 제도가 작동하리라고는 믿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법 제도와 저와 같은 생존자들이 매우 자랑스럽습니다. 이번 재판 결과에 매우 만족합니다."

동영상 설명, 알 켈리의 성착취 피해자는 유죄 선고 후 뉴욕시 법원 밖에서 눈물겨운 소감을 밝혔다

연방 검찰은 범죄의 심각성과 "추가 범죄로부터 대중을 보호할 필요성"을 고려해 25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반해 켈리의 변호인단은 켈리 자신도 어린 시절 가정 폭력과 성 학대로 고통받았다면서 이를 고려해 10년 또는 그 이하의 징역형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30년 형이 선고되자 변호인단은 "충격적"이라면서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17살에 켈리를 만난 리제트 마르티네즈는 "켈리는 자신의 행동을 멈추기 위해 할 수 있던 일이 많았다"고 말했다.

마르티네즈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켈리는 모든 걸 갖고 있었다. 우리 피해자들은 그렇지 않았다. 켈리는 (자신의 행동을 멈추기 위해) 도움을 받을 수도 있었지만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켈리가 "유명인으로 힘이 있었기에" 수십년간 정의를 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저는 켈리가 수많은 권력자를 위해 그 많은 돈을 벌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을 보호해줄 이들 말입니다."

한편 켈리는 2019년 7월 뉴욕과 시카고에서 기소된 이후 줄곧 교도소에 구금된 상태다.

2020년 동료 수감자에게 구타당하고, 올해 초엔 코로나19에 감염되는 등 3년간 다사다난한 수감생활을 이어왔다.

켈리는 오는 8월 시카고에서 아동 포르노와 사법 방해 혐의에 관한 재판을 눈앞에 두고 있으며, 일리노이주와 미네소타주 법원에선 성 학대 혐의에 관한 재판도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