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혹하게 친구를 살해하고 목을 잘라 유기한 여자

미쿠엔총

사진 출처, Chong family

사진 설명, 데보라라고 불리던 말레이시아 출신의 미쿠엔총(67세)은 시신으로 발견되기 전 16일 동안 실종 상태였다
    • 기자, 헬레나 윌킨슨, 제레미 브리튼
    • 기자, BBC 뉴스

한 여성이 친구를 죽이고 목을 베고 여행가방에 넣어 2주 동안 시신을 보관한 다음 200마일 떨어진 삼림 지대에 버릴 이유는 무엇일까?

젬마 미첼의 경우, 한 마디로 정리할 수 있다.

탐욕이다.

런던 경찰청의 짐 이스트우드 경감은 "미첼은 무자비한 살인자다. 동기는 돈이었다. 이 사건에서 매우 충격적인 사실들이 밝혀졌다 "고 전했다.

기독교 교회의 신도 모임에서 시작된 우정이 한 여성의 죽음과 다른 여성의 감옥행으로 끝났다.

어느 여름날 오후, 해변가 마을에서 비극이 모습을 드러내며 주위를 서늘하게 만들었다. 휴가를 온 가족이 우연히 머리 없는 시체를 발견한 것이다.

데보라라고 불리던 말레이시아 출신의 미쿠엔총(67세)은 16일 동안 실종 상태였다.

미쿠엔총은 런던 북서부 자택에서 200마일 떨어진 데본주 살컴의 삼림 지역에서 머리가 없는 시신으로 발견됐다.

잘려나간 머리는 며칠 후 인근에서 발견됐다.

미쿠엔총

사진 출처, Chong family

사진 설명, 법정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미쿠엔총은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었지만 독실한 기독교 신앙을 갖고 있었다

1년 후, 런던 중앙형사법원에서 열린 살인 재판을 통해 뇌리를 떠나지 않는 소름 끼치는 세부 사항이 밝혀졌다.

디애나 히어 왕실고문변호사(KC)는 12호 법정에서 기소 사건의 개요를 설명했다.

아주 전형적이면서도 대담했다. "젬마 미첼은 고인을 폭행하고 살해한 다음 시신을 크고 파란 여행가방에 담아 살컴 지역에 유기하려 했습니다."

미첼은 유리로 가려진 피고석에 앉아 2주간 진행된 공판을 지켜봤고, 미쿠엔총의 유족은 말레이시아에서 온라인으로 공판 영상을 시청했다.

법정에 선 젬마 미첼의 모습 스케치

사진 출처, Julia Quenzler

사진 설명, 미첼은 유리로 가려진 피고석에 앉아 2주간 진행된 공판을 지켜봤다

히어 왕실고문변호사는 배심원단을 보고 검찰이 동기를 입증할 필요는 없지만 "이 경우 동기는 명확하다. 돈이다"라고 말했다.

미첼은 부족함 없이 자랐다. 사립 학교를 다녔고 모친은 외무부에서 일했다.

고향인 호주에 부동산을 갖고 있으며, 런던의 본가가 위치한 지역에서는 100만파운드(약 16억원) 미만의 집을 찾아보기 어렵다.

미쿠엔총이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에 따르면, 미쿠엔총은 미첼의 집 가격을 약 400만파운드(약 65억원)로 생각했다.

그러나 미첼의 집에는 보수 공사가 필요했다. 히어 왕실고문변호사는 배심원단에게 방이 물건으로 가득 차 있었고 들어갈 수 없는 방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상자와 여행가방, 음식으로 가득 찬 냉동고, 오래된 매트리스와 건축 자재가 여기저기 널려있었다. 부엌은 더러웠고, 난로 위에는 썩은 음식이 있었고, 바닥은 서류로 뒤덮여 지저분했다"라고 설명했다.

"욕실에는 얼룩 때가 가득하고 수리 상태가 나빴습니다. 호더(강박적으로 물건을 쌓아두는 사람)의 집 같았습니다. 2층은 보수 공사 중이었는데 벽과 천장이 미완성 상태였습니다."

법원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미쿠엔총은 미첼의 집 수리 비용으로 20만파운드(약 3억원)를 제안했지만 이후 제안을 철회했다. 그리고 얼마 후 실종된 것이다.

A still of Jemma Mitchell smiling

사진 출처, Jonathan Goldberg

사진 설명, Jemma Mitchell had the skills to dismember bodies, the court heard

두 여성은 2020년 8월경 교회에서 만났으며 서로를 헌신적인 기독교인으로 생각했다.

미첼은 '크리스천커넥션(Christian Connection)'이라는 온라인 만남 사이트를 이용했고, 미쿠엔총은 온라인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복음주의를 전파하려 했다.

두 여성이 왜 가까워졌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쿠엔총은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는 불안정한 여성이었다. 정골의학(뼈를 바르게 맞추는 대체 의학) 학위를 가진 미첼은 미쿠엔총에게 건강 조언과 영적 치유를 제공했다.

미쿠엔총은 노숙자를 친근히 대하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집안으로 들이는 등 퍼주는 성격으로 유명했다.

둘은 사이가 좋아 보였다. 그러나 미쿠엔총의 시신이 발견되고 형사들이 CCTV 영상을 확인하자 숨겨진 비밀이 모습을 드러냈다.

데본지역 삼림지대 모습

사진 출처, PA Media

사진 설명, 머리가 없는 미쿠엔총의 시신은 데본지역 삼림지대에서 발견됐다

이스트우드 경감은 미첼을 범인으로 지목할 "증거가 산더미"라고 말했다.

"CCTV를 확인하니 미첼은 데보라가 실종된 날 데보라의 주소지 근처를 오갔습니다. 또한, 미첼이 데본 지역에 다녀온 것을 포착한 결정적인 CCTV 영상도 있습니다. 우리는 바퀴가 달란 파란색 여행가방을 회수했는데, 미첼이 이 가방으로 데보라의 시신을 채플린로드에서 브론즈버리 공원의 본인 집까지 운반한 다음 다시 데본 지역으로 운반하는 데 사용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미첼은 이미 사망한 이웃의 전화번호를 살려서 그 번호로 된 휴대전화를 함께 가져갔다.

이스트우드 경감은 "미첼이 데본을 오가는 도중 사망한 이웃의 휴대전화를 사용했고 본인의 휴대전화는 집에 두고 왔다는 사실을 증명해냈다"라고 밝혔다.

이후 경찰은 미첼의 집을 샅샅이 뒤져 끔찍한 사기극과 우정의 배신극 뒤에 숨겨진 동기를 찾아냈다.

이스트우드 경감은 "유언장을 찾았는데, 데보라가 남긴 재산을 가져오기 위해 사기로 작성·서명됐음을 증명해냈다. 이 유언장은 미첼이 6월 11일(현지시간) 데보라의 집에서 가져온 개인·재정 문서와 함께 있었다"라고 밝혔다.

검찰은 배심원단에 미첼이 "해당 문서들을 개인적 이익을 위해 사용할 의도가 명백했다"라고 말했다.

휴게소에서 포착된 미셸의 모습

사진 출처, PA Media

사진 설명, 미셸이 데본으로 향하는 모습이 CCTV 화면에 포착됐다

이스트우드 경감은 미첼의 철저한 계획을 "끔찍하다(horrific)"라고 묘사했다.

재판의 초점은 미첼이 런던 거리에서 끌고 다니다 목격된 파란색 여행가방에 있었다.

검찰은 미첼이 미쿠엔총을 살해하고 시신을 담을 의도로 미쿠엔총의 집에 여행가방을 가져갔다고 말했고, 배심원단에게 미첼이 미쿠엔총의 집에서 나올 때 가방이 "훨씬 무거워졌고 움직이기 더 어려워졌다"라고 설명했다.

젬마 미첼이 런던 거리에서 파란 여행가방을 끌고 가는 모습

사진 출처, PA Media

사진 설명, 검찰에 따르면 미셸이 미쿠엔총의 집으로 가져간 파란 여행가방은 이후 미쿠엔총의 시신을 나르는 데 사용됐다

2주 후, 미첼은 죽은 이웃의 전화번호를 다시 살린 뒤 가명으로 차를 빌려 여행가방을 싣고 데본으로 갔다.

검찰은 미첼이 미쿠엔총의 시신을 유기하려 데본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이스트우드 경감은 "미첼이 살인을 계획한 방식을 살펴보면, 살인 전에 사망한 이웃의 휴대전화를 다시 살려서 피해자의 시신을 데본으로 옮기는 동안 사용한 것부터 데보라의 시신을 옮기는 데 필요하다고 판단해 바퀴 달린 여행가방을 집으로 가져간 것까지, 전부 계산된 행동이다. 너무나도 악독한 방식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미쿠엔총의 사망 후 살컴 지역으로 이동하기 전까지, 미첼은 온라인에서 만난 상대와 런던에서 동물원 데이트를 하는 등 더욱 냉철한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미첼의 계산과 계획에도 한계가 있었다. 아무리 미첼이라도 바퀴의 휠이 나가거나 타이어에 문제가 생기는 상황까지 대비하지는 못했다.

길에서 바퀴 휠을 교체하기 위해 파견된 정비사는 미첼의 행동이 부자연스럽다고 느꼈다. 또한 차량에서 "이상한 냄새"를 맡았고, 미첼이 고장 난 바퀴를 트렁크가 아닌 뒷좌석에 싣겠다고 주장하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미첼은 재판에서 증거 제공을 거부했다. 2021년 7월 6일 체포된 이후 계속해서 묵비권을 행사 중이다.

미쿠엔총

사진 출처, Chong family

사진 설명, 미쿠엔총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던 사람으로 알려졌다

런던 중앙형사법원에서는 미첼이 킹스칼리지런던에서 취득한 인문과학 학위가 언급됐다. 미첼의 전공 수업에는 실험 해부 과정이 포함됐다.

미첼은 시신을 해체할 능력이 있었고, 절단 이유는 불분명하지만 시신에서 머리를 절단할 능력도 있었다.

또한 2015년 영국으로 돌아오기 전 7년 동안 호주에서 정골의사로 일했다. 영국에서는 어머니, 여동생과 함께 살았지만 사이는 그리 좋지 않았다.

미첼은 2021년 6월 비극의 날 미쿠엔총이 사는 채플린로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정확히 알고 있는 유일한 인물이다.

이스트우드 경감은 "우리는 미첼이 저지른 일과 계획한 큰 그림을 짐작만 할 뿐이다. 이 기간에 미첼이 데보라의 머리를 절단한 것은 거의 확실하다. 시신은 발견 당시 부패가 많이 진행됐기 때문에 미첼은 시신이 발견될까 봐 걱정되기 시작했을 것이다. 미첼이 시신을 멀리 운반한 것이 이 때문인지, 왜 데본의 살컴 지역을 선택했는지는 영원히 비밀로 남을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미첼이 돈에 눈이 멀어 약한 여성을 공격하고 살해하기로 결정했고, 너무나도 비열한 범죄를 통해 본인의 이익을 취하려 했다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미첼은 살인을 부인했으나 유죄가 입증됐다. 10월 28일에 형이 선고될 예정이다.